📚 34호. 어른인데 몰라요

2024. 3. 5.

📚 34호. 어른인데 몰라요

2월 결산 시간입니다! 이달의 책을 쭉 훑어보니 어른이란 키워드로 정리가 되더라고요. 어른 하면 무엇이 생각나나요? 취직, 독립, 결혼, 나이 듦... 다양한 키워드가 지나갈 텐데요. 저는 법적으론 어른이지만 아직 마음이 어린이일 때, 어른의 무게를 많이 느낍니다. '어른이'란 표현도 있잖아요.

아마 어른은 스스로를 건사하는 힘이 생겼을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나를 돌보고 키우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에요. 때론 투정도 부리고 못 하겠다 드러누워도 보고 그러면서 크는 우린 n살 어른이인걸요. 지나고 보면 모두 예쁘고 귀한 시절이 될 겁니다.

📅 𝗙𝗲𝗯𝗿𝘂𝗮𝗿𝘆'𝚜 𝙱𝚘𝚘𝚔-𝚕𝚎𝚗𝚍𝚊𝚛

2월의 독서달력

2024년 2월의 독서 달력입니다. 마케터가 갖춰야 할 기본기 『마케터의 일』(2018, 북스톤), 내 일을 소중하게 여기는 방법 『일꾼의 말』(2024, 시공사), 초보 기획자를 위한 현업 노하우 『서비스 기획자로 일하고 있습니다』(2022, 천그루숲)까지 총 3권을 추가 완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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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𝗙𝗲𝗯𝗿𝘂𝗮𝗿𝘆'𝚜 𝙺𝚎𝚢𝚠𝚘𝚛𝚍

2월의 키워드: 어른

어른이 키워드인 책들

일전에 <일의 말들>이란 글을 써보겠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여느 때처럼 문장을 수집하다가 『일꾼의 말』이란 책을 발견했어요. 설마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비슷할까 한편으론 초조한 마음에, 곧 있을 면접에선 어떤 일꾼의 면모를 드러내야 하나 싶어서 이 책을 펼쳤죠. 다행히 『일꾼의 말』은 일터의 동료들이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책이었어요. "어쩌겠어. 해내야지" 식의 터프한 응원들은 힘이 되었습니다.

"누구나 내 일에 조언해 줄 수 있다. 하지만 모두의 피드백이 당연한 것은 아니다", "너무 비합리적이고 체계 없는 조직에 들어가 내가 왜 이런 곳에 와 있지 싶었던 곳에서도 다 배우는 게 있었다"는 말들은 하나같이 일에 속박되지 않으면서 쟁취하는 법을 말하더라고요.

하지만 『어른이 슬프게 걸을 때도 있는 거지』라며 부정한 현실에 눈물을 흘릴 때도 있습니다. 좀처럼 의지가 오르지 않아 도망가고 싶던 나의 환영들이 저자의 산책기에 있지 뭐예요. 일의 부침은 어른이 되었다고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구나 깨달았죠. 점심시간 홀로 산책을 즐기는 게 유일한 낙이었던 전, 『혼자라는 가족』 저자처럼 비혼을 꿈꿉니다.

그는 중장년 1인 여성 가구의 현실을 담담하게 고백해요. "온전하게 나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맺으며, 내 몸이 나에게 거는 말에 집중하고, 내 마음이 다가가는 일에 전력하면 된다. 나는 그대로의 나"이고 싶다는 말은 제 미래처럼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원하는 삶을 살기엔 주저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레이디 맥도날드』의 김윤자처럼 위협에 놓여있는 여성 노숙인이 제 말로일지도 모르니까요. 젊은 시절 김윤자는 유능한 엘리트였어요. 성차별이 만연한 시대, '미스 김'이라 불리면서도 스스로 일하고 나를 일군다는 우월감에 젖었던 그는 어딘지 모르게 영화 <소공녀>의 미소와 닮았습니다. "집은 없어도 생각과 취향은 있다"는 대사는 김윤자도 하는 말이죠.

길에 머문다고 해도 옷을 정돈하고 맥도날드, 스타벅스, 일본 문화원 등을 전전하며 자기 생각과 취향이 무뎌지지 않게 애쓰죠. 그는 염치와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었어요. 사람들이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 손가락질해도 고고하게 창밖으로 시선을 향합니다. 그를 취재하는 신중호 PD는 끝내 고백합니다. "왜 레이디를 만나고 오면 기분이 더러워지는 이유, 그건 열등감 때문이었다고, 어떤 의미에서는 그보다 더 잘 지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걸 느껴서"라고요.

나이 불문하고 어른이란 김윤자처럼 염치를 알고, 일꾼들처럼 특별함과 평범함에 얽매이지 않고, 혼자라는 외로움에 속박되지 않는 삶이 아닐까요. 책들을 읽고 오히려 어른에 대한 생각이 더욱 복잡해졌어요. 하지만 이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배우고 고친다면 우린 한 뼘이나마 어른에 다가가고 있단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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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𝙻𝚒𝚋𝚛𝚊𝚛𝚢 𝙲𝚊𝚛𝚍

대출 희망합니다!

* 사진 출처: 교보문고

3월 2주차 입고 도서는 『폴링 인 폴』, 『살구의 마음』, 『즐거운 남의 집』, 『컨셉 수업』, 『훅 끌어당기는 콘텐츠 마케팅』입니다.

📗 백수린 『폴링 인 폴』 (2024, 문학동네)

"두손 가득 귀중히 떠서 건네는 처음의 새하얀 마음"이란 작가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백수린 작가의 첫 소설이 개정판으로 재출간 되었어요. 가장 깨끗하고 순정했던 마음이 담겨있는 작품을 세심히 손보고 차례를 바꾸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소설 세계를 돌아보도록 서영채 문학평론가와의 인터뷰도 실렸죠. 초판을 읽었던 독자에게 전하는 마음을, 말간 마음으로 읽어보세요.

📗 최상희 『살구의 마음』 (2023, 해변에서랄랄라)

유년 시절을 보낸 낡은 집을 수리하고 마당과 고양이를 돌보는 평범하지만, 충만한 날들의 기록입니다. 위로의 공간과 집에 관한 담백하고 다정한 사유가 드러나요. 전 세계를 여행하던 저자가 마침내 도달한 곳은 유년 시절의 낡고 오래된 집입니다. 누구나 마음속에 담아둔 동네나 집이 있을 텐데요. 그곳을 고찰하며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 이윤석, 김정민 『즐거운 남의 집』 (2024, 놀)

전월세의 기쁨과 슬픔, 자취생이라면 모르는 이 없겠죠. 90년대생, 전월세 세입자 그리고 건축가인 두 남자가 전국의 시한부 거주자들에게 바치는 진짜 집 이야기입니다. 최소한의 짐으로 최소한의 넓이에서 생활해야 하는 원룸. 거기엔 청년들이 살고 있습니다. 저도 살아봤지만 내가 나답게 하루를 살만한 곳은 아니었어요. 단순히 부동산으로만, 지위와 계급으로만 판단하는 사람들에게 통쾌한 한 방을 날리는 책이길 바랍니다.

📗 호소다 다카히로 『컨셉 수업』 (2024, RHK)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잘 팔리는 비즈니스로 이끄는 방법이 들어있는 책입니다. '의미'가 중요해진 시대, 창작자에겐 컨셉을 다루는 능력이 필요하죠. 잘 설계한 컨셉은 소비자의 마음을 단번에 여는 열쇠가 됩니다. 이 책은 우리가 모호하게 이해하고 사용했던 '컨셉'의 정의를 바로잡는 데서 시작합니다. 그리고 단계별 설계를 알려주죠. 컨셉을 잡는 실용적인 방법이 필요하다면 꼭 읽어보세요.

📗 서준원 『훅 끌어당기는 콘텐츠 마케팅』 (2023, 아시아)

마케팅 에디터인 저자가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안 작성부터 콘텐츠 제작까지 모든 측면을 다룹니다. 마디터(마케팅+에디터)를 위한 실용적인 가이드죠. 현장에서 검증된 문서 양식은 물론 지속 가능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개발에 도움을 주는 실질적인 노하우를 담았어요. 마케터로 직무 전환을 준비하는 제게 꼭 필요한 책입니다.

* 도서 설명은 출판사 서평을 참고해 작성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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