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호. 나의 기쁨과 슬픔

2024. 4. 1.

🌸 37호. 나의 기쁨과 슬픔

오늘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쓰던 레터를 미루고 산책을 다녀왔습니다. 도서관을 경유해서 독립서점을 들르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는 루트였는데요. 온몸에 땀이 흐를 정도로 덥더라고요. 봄이 아니라 벌써 여름이 온 것 같았습니다.

이달은 바쁘게 지냈지만, 이따금 무기력이 종종 찾아왔어요. 해낸 것에 비해 따라오지 않는 성과가 유독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지요. 그러면서 '나'라는 사람을 알게 되는 책들에 빠져 있던 것 같아요. 그럼 3월 결산호 '나의 기쁨과 슬픔' 시작합니다.

📅 March'𝚜 𝙱𝚘𝚘𝚔-𝚕𝚎𝚗𝚍𝚊𝚛

3월의 독서달력

2024년 3월의 독서 달력입니다. 고객을 사로잡은 101가지 한 끗 『디테일의 발견』(2023, 위즈덤하우스), 바오 가족과 함께한 기적 같은 나날들 『나는 행복한 푸바오 할부지입니다』(2024, 시공사), 가벼워진 몸과 마음 되어보기 『단순생활자』(2023, 열림원), 헤매고 방황하는 미로 속의 여정 『고잉 홈』(2024, 문학과지성사), 자존감 지킴이 슌이 보내는 응원 『약한 게 아니라 슌한 거야』(2024, 웨일북),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설렘 가득한 편지글 『키다리 아저씨』(2016, 허밍버드), 혼자를 충전하는 나만의 공간 『자기만의 (책)방』(2020, 드렁큰에디터), 피아노를 시작하는 사람을 위한 노하우 『피아노 시작하는 법』(2023, 유유), 불완전해서 소중한 것들을 위한 기록 『달의 조각』(2018, 빌리버튼)까지 총 9권을 추가 완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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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ch'𝚜 𝙺𝚎𝚢𝚠𝚘𝚛𝚍

3월의 키워드: 나

'나'가 키워드인 책들

<밀리의 서재>에서 독서 마라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마라톤 풀코스 완주가 목표라서 매일 한 시간씩 책을 읽다 보니, 이달에 무려 31권을 읽었더라고요. 계절도 바뀌고 주변 상황도 변화면서 몸과 마음이 위축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한 달 동안 꾸준히 노력한 것이 있어 보람을 느꼈습니다. 당시에 읽었던 책들을 보면 제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는데요. 지난 3월 한 달 동안 저는 자신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주인공 로기완이 제3국에서 난민 지위를 얻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로기완을 만났다』는 일기를 쓰며 나를 잃지 않으려는 기완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어요. 불안함 속에도 펜을 들었던 기완을 보며, 한 사람의 생애를 일기로 마주할 수 있다는 점에 경이로움을 느꼈죠.

로가 그토록 열심히 거리 이름을 적어내려간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그것만이 자신이 이곳 비뤼셀에서 살아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증거가 될 거라고 여겼던 것이 아닐까. (본문 中)

그래서 『매일을 쌓는 마음』을 읽을 땐, 기완의 일기장이 떠올랐어요. 기록하는 행위가 나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단 걸 느꼈죠. 로기완을 통해 삶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다면, 윤혜은을 통해선 좀 더 가벼운 나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잉 홈』 처럼 잃어버린 나를 되찾는 과정에는 시간이 필요해요. 집에 있어도 집에 가고 싶은 것처럼, 우리가 하는 모든 일들은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하지만 벗어난 곳에선 정착할 수는 없죠(p. 309). 정착은 내면의 불안한 어린아이를 끼고 끝까지 질주한 끝에 얻은 안정감이니까요.

그러다 어린 시절 읽은 『키다리 아저씨』의 주디를 만났습니다. 보육원을 떠나 대학교에 입학한 그녀는 난생처음으로 자신이 몰랐던 세계와 마주합니다. 예전에는 멋진 후원자와 여자 주인공의 로맨스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주디는 어린 시절에 받지 못한 사랑을 어른이 된 후 스스로 채워가는 인물이더라고요. 새로운 것을 알게 되는 즐거움에 푹 빠진 그녀를 보며, 저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기쁨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숨 돌릴 틈도 없이 밀려드는 마감과 증명에 많이 지쳤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하나씩 꺼내보려 합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빙봉’처럼 내 안의 ‘빙봉’도 사라진 것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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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𝙻𝚒𝚋𝚛𝚊𝚛𝚢 𝙲𝚊𝚛𝚍

대출 희망합니다!

* 사진 출처: 교보문고, 알라딘

4월 1주차 입고 도서는 『기대어 버티기』, 『월간 십육일』, 『원도』, 『응원하는 마음』, 『논픽션 쓰는 법』입니다.

📗 김연지 『기대어 버티기』 (2024, 위즈덤하우스)

서점 겸 북카페 ‘문학살롱 초고’를 운영하는 김연지. 그는 보호병동에서의 치유의 시간을 거쳐 일상으로 복귀하지만 완치란 불가능함을 절감하죠.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에 나를 구한 시절과 인연, 사랑과 우정에 기대어 회복하는 과정을 다룬 이야깁니다. 덕분에 다시 사랑하는 방법을 익히죠. “전하지 못했던 사랑을 되돌려주면서. 용서 후 마주할 미래를 상상하면서”요.

📗 김겨울 외 49인 『월간 십육일』 (2024, 사계절)

4·16재단에서는 2020년부터 매월 16일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에세이 〈월간 십육일〉을 연재해 왔어요. 지금 우리가 사랑하는 작가, 뮤지션, 배우, 시인, 정치인, 활동가인 동시에 평범한 시민인 글쓴이들은 ‘4월 16일’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요? 10년이 흐르며, '4월 16일'은 시선을 바꾸고, 삶을 변화시키고, 기억하는 사람들을 하나로 묶는 '커다란 리본'이 되었어요. 하나의 마음으로 이미 연결되어 있다는 믿음, 50편의 에세이에 담긴 마음은 모두 같을 거로 생각합니다.

📗 최진영 『원도』 (2024, 한겨레출판)

최진영 유니버스의 시작 『원도』는 2013년 '나는 왜 죽지 않았는가'라는 제목으로 출간되고 절판됐어요. 이후, 복간 요청이 끊이지 않았던 이 소설이 11년 만에 새 옷을 입고 찾아왔습니다. 최근 역주행하는 『구의 증명』의 모티프가 선연한데요. 횡령과 사기, 탈세와 살인혐의로 길거리와 여관방을 전전하는 원도의 생애. 그의 뒤틀려버린 인생의 한 조각 구멍을 찾으러 같이 떠나보면 어떨까요. 이제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질문하면서요.

📗 서은아 『응원하는 마음』 (2024, 웅직지식하우스)

팀장님들의 팀장님, 응원대장 '올리부' 서은아가 들려주는 나와 당신의 일과 삶을 성장시키는 힘에 관한 이야깁니다. 굵직한 글로벌 기업들을 거치며 마케터로서 30년 가까운 시간을 보낸 그는 국내 최고의 마케팅 전문가이면서 '워너비 팀장'인데요. 사람을 움직여 일을 성공시키는 데에 필요한 응원의 리더십을 닮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 엄지혜 『논픽션 쓰는 법』 (2024, 얼룩소)

얼룩소 '에어북 2024 콘텐츠 공모'를 시작하며 기획된 도서입니다. 논픽션 장르의 책을 두루 만들어온 출판 편집자 11인의 이야기죠. 출판사에 원고를 투고할 때 기억해야 할 것, 초고와 기획안을 쓸 때 신경 써야 할 것 등을 질문해요. 내 글이 돈을 주고 팔아도 되는 상품으로의 가치가 있는지 생각해 보고 싶다면 도움이 될 말들이 가득합니다.

* 도서 설명은 출판사 서평을 참고해 작성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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